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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여행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 페리토 모레노 빙하 투어(Glaciar Perito Moreno Tour) - 미니 트레킹 후기

by maylane 2023.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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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D+67 (230320)
페리토 모레노 빙하 투어 - 미니 트레킹

빙하 투어 하는 날! 정식 명칭은 페리토 모레노 빙하 투어(Glaciar Perito Moreno tour)이다. 엘 칼라파테 여행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을 가기 위해서 간다. 

모레노 빙하는 보트 투어, 미니 트래킹, 빅 아이스 이렇게 3가지 투어가 있다. 보트 투어는 전망대까지 배를 타고 가서 보는 걸로 예약 안 해도 당일에도 충분히 갈 수 있다. 미니 트레킹은 전망대 찍고 빙하 위를 1시간 정도 걷는 코스고, 빅 아이스는 빙하 중심부로 들어가서 4시간 정도 빙하 위를 걷는 투어다. 빅 아이스 투어는 하루에 45명으로 인원 제한, 18세 이상 50세 미만이란 나이 제한도 있다. 미니 트레킹과 빅 아이스는 꼭 예약을 해야 한다. 하루에 인원이 정해져 있기도 하고 성수기에는 표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3주 전쯤 미니 트레킹으로 예약을 했다. 호텔 픽업, 드롭까지 포함한 가격은 2인 기준 116,000페소(약 45만 원)였다. 너무 비싸다. 진짜로..!! 심지어 이게 2023년 3월 기준으로 가격이 올랐기 때문도 있었다. 미니 트레킹과 빅 아이스는 이엘로 이 아벤투라(Hielo y Aventura)라는 회사에서 독점하고 있어서 매년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고 있다고 한다. 독점이라 가격은 어딜 가나 큰 차이가 없고 안전하게 공식 사이트에서 예약하는 게 낫다.
https://hieloyaventura.com/en/excursiones

 

Hielo y Aventura

hieloyaventura.com

아침에 호텔 픽업을 8시 30분으로 신청해 뒀다. 늦게 일어나서 허겁지겁 준비하고 점심 샌드위치도 사러 갔다. 로비에서 기다리니 8시 45분쯤 픽업차량이 왔다. 그리고 몇 팀을 더 태우고 국립공원으로 갔다. 투어와 별개로 국립공원 입장료는 1인당 5,500페소로 미리 구매해도 되고 버스 안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11시쯤 보트를 탔다. 유람선처럼 크고 안전했다. 이런 시설을 갖춘(?) 투어는 처음이었다. 푸노에서 7시간 보트 타고 티티카카 호수 건널 때도 없던 구명조끼까지..ㅎㅎ 심지어 배를 타고나서 안내 방송도 해줬다. 이런 형식적이고 당연한 것들이 너무 생소하게 느껴지는 남미 여행 (ㅋ) 

모레노-빙하
Hielo y Aventura

와-아. 하루종일 제일 많이 한 말이다. 배를 타고 가다가 눈앞에 펼쳐진 빙하에 입이 떡 벌어졌다. 사진으로만 보던 빙하가 앞에 있으니 믿기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국기가 배경이랑 참 잘 어울린다. 

모레노-빙하

배 운전하시던 분,, 매일 이런 뷰를 보면서 일하는 기분은 어떨까.. 괜스레 너무 부러워서 찍었다.

배에서 내리면 산장에 도착하게 된다. 거기서 스페인어, 영어 그룹으로 나뉘게 되고 각자의 가이드가 배정된다. 장갑이 없어서 안 가져갔는데 무료로 빌려줬다! 여기서 점심이나 큰 짐은 보관하고 트레킹 할 간단한 짐만 챙겨서 출발. 

중간중간 가이드가 설명을 잘해준다. 기억나는 건 많지 않은데(…) 모레노 빙하가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이 국립공원을 만드는데 기여도가 컸던 사람 일 뿐이라고. 그리고 이 빙하들이 500년도 더 되었단 거, 기온 이상으로 빙하가 작년 12월엔 물가까지 밀려왔단 거, 점점 더 커지고 있단 거 이 정도.

모레노-빙하

조금 걸어서 크레용팝 같은 헬멧을 착용하고, 또 걸어가서 아이젠을 착용한다. 무겁고 위험해 보였지만 직원들이 다 착용해 줘서 좋았다. 도대체 이 투어에 스탭이 몇 명이야? 투어가 체계적인 느낌이랄까,. 아이젠 신고 걷는 요령도 알려주고 아주 처언천히 걸으면서 구경했다. 

진짜 빙하 위로 출발! 절대 사진으로 담기지 않을 빙하. 걸을 때마다 아이젠이 무거워서 발목이 돌아가는 느낌도 났지만 이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다녀가도 끄떡없단 게 신기했다.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빙하가 지저분하다. 이건 화산재, 검은 모래..라고 했다. 

가이드가 앞 뒤로 한 명씩 총 2명이라 속도나 위험해 보이는 곳들은 잘 안내해 줘서 좋았다. 중간중간 재밌는 농담도 하고. 우리 가이드는 거의 20년 넘게 이 투어를 한 사람이었다. 가이드도 복불복이겠지만 잘 걸린 느낌. 설명도 잘해주고, 속도도 잘 맞춰주고, 사진도 열심히 찍어줬다. 

둘리가 빙하 타고 내려왔다는 게 그저 만화가 아니었구나 싶었던 순간들 ㅎㅎ 빙하와 빙하 사이에 요런 크레바스도 볼 수 있다. 비현실적인 색을 띠고 있지만 아래로는 얼마나 깊은 지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의 물은 떠먹어도 된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들 마셨다. 

마지막 코스는 빙하를 캐서 위스키 먹기! 뒤로 휙 가서 대충 슥슥,, 막 깨끗하게 캐진 않았지만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너넨 위스키보다 훨씬 오래된 빙하에 술을 먹을 거야. 그리고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할 거야.”라고 말하던 우리 가이드. 진짜 맞는 말이었다.

그리고 보트 내렸던 산장으로 돌아와서 포장해 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매점이 있긴 한데 먹을 만한 게 거의 없고 모두 각자 식사를 준비해서 온다. 간단하게라도 꼭 싸 오는 것을 추천. 커피는 무료로 줘서 샌드위치랑 잘 먹었다. 빙하 뷰 점심이라니.. 맛이 없어도 맛있게 느껴지는 마법.

모레노-빙하

사진 찍고 놀다가 우리 팀 보트가 와서 출발할 때와 같은 가이드분과 돌아왔다. 보트 위에서 보는 빙하의 모습은 너무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남미 여행 탑 쓰리를 다툴 정도로.

 

 
다시 버스 타고 빙하 북쪽? 아무튼 반대편으로 가서 1시간 정도 자유 시간을 줬다. 훠얼씬 장관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일까 싶을 정도로. 그 보기 어렵다던 빙하 깨지는 것도 한 번 얼핏 봤다. 우당탕탕탕,, 시간이 가는 게 너무 야속하고 아쉬울 뿐.. 모든 게 경이로운 경험들이었다.

사진을 무진장 많이 찍었다. 정리한다고 정리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빙하 사진들.. 그만큼 좋았다..!

숙소에 도착하니 6시 반쯤 됐다. 10시간 정도의 투어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숙소 근처의 La Zaina에 가서 스테이크와 버섯 리소토를 먹었다. 맥주까지 해서 총 13,000페소. 매일 고기 먹기 바쁜 아르헨티나 ㅋㅋ

La Zaina

가격도 너무 비싸고 아이슬란드 빙하 투어와 비교하는 글을 많이 봤는데 아이슬란드를 안 가봐서 그런지.. 모레노 빙하 투어는 충분히 가치 있었고 너무 만족했다. 최근 들어 가장 날씨가 좋았다는 날에 해서 더더더 좋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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